즉각 사퇴 안하면 탄핵소추 나서기로
이재명 “내란수괴 산수문제로 석방, 납득안돼”
검찰 가리켜 “내란사태 주요 공범 중 하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마치고 본청 계단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석방한 검찰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3/09/rcv.YNA.20250309.PYH2025030903750001300_P1.jpg)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석방하자 더불어민주당은 9일 검찰을 내란 공범으로 규정하면서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이르면 이번주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가 이뤄질 전망인 가운데 민주당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장외 집회에 참여하고 국회에서 심야 농성을 이어가는 등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먼저 민주당은 검찰에 비난의 화살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 의원총회를 마친 직후 열린 규탄대회에서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심 총장에게 있다”며 “심 총장은 즉각 사퇴해야 하며, 이를 거부한다면 탄핵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총장을 가리켜 “법원의 이해할 수 없는 판단에 대해 즉시항고하고 상급심의 판단을 받을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채 내란수괴 윤석열을 풀어줬다”며 “그 자체만으로 옷을 벗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당장 이번주 초반에 심 총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사퇴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루이틀 안에 탄핵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3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심 총장 탄핵안 표결을 진행할 가능성에 대해 그는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고, 사퇴를 안 하면 그 이후 탄핵을 비롯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라면서 구체적인 표결 일정이 정해진 건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민주당은 앞서 거론해 오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쥐고 있다. 강 원내대변인은 “최 권한대행 탄핵 건 같은 경우 여러 의원의 상충된 의견들이 나왔고, 이 부분은 좀 더 논의를 해보기로 했다”면서도 “그러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상설특검 의뢰를 하지 않고 지연하는 부분은 심각한 위헌 사례라 저희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경고의 발언을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장외 여론전도 강화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 참석하고 국회에서 매일 오후 2시와 10시에 두 차례 의원총회를 열면서 심야 농성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야당은 석방된 윤 대통령에 대한 맹공격도 이어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9일 오후 야5당 원탁회의에 참석해 “믿기 어려운 이 현실을 우리 국민은 응원봉을 들어서 ‘빛의 혁명을 통해 이겨냈다. 무혈의 혁명을 했다’는 사실로 전 세계인에게 다시 찬사받을 것”이라며 “밤이 아무리 길어도 결국 새벽을 이기지 못하고, 겨울이 아무리 깊어도 봄은 온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내란수괴가 희한한 법 해석을 통해서 구속을 면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며 “사형 또는 무기징역을 받는 내란수괴가 어떤 절차상 문제로, 특히 산수 문제로 석방이 돼야 한다는 것을 어떤 국민이 쉽게 납득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게 약간의 의도가 작동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이 불구속 기소하기 위해서 참으로 애썼고, 그 흔한 초보적인 산수를 제대로 못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항고해야 하는 데 항고를 안 한 게 아니라 포기했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검찰이 내란사태의 주요 공범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개선장군이 아니고 내란수괴일 뿐”이라며 “대한민국을 둘로 쪼개 놓고 헌법, 민생, 외교, 안보를 파탄 낸 사람인데 무슨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당당히 걸어 나와 손을 번쩍, 또 흔들며 인사하는가”라고 석방 당시의 태도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