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공공성 회복 절실
특정 기업 영리 창출 수단 안돼”

남산이 서울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접근성과 컨텐츠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현재 제동이 걸린 남산 곤돌라 사업이 재개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특별시의회는 10일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남산의 공공성 회복,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정록 서울특별시관광협회 부회장은 “곤돌라, 보행로 개선 등 남산 접근성이 편리해지고 남산에 오래 머물고 싶은 컨텐츠가 추가되면 서울에서 가장 매력적인 체류형 관광지가 될 것”이라며 “남산 곤돌라 사업은 공공 주도의 운영으로 (기존의) 독점 체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핵심 공공기여 사업인 ‘남산 곤돌라’는 공사에 석달째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지난 해 10월말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 등이 서울시를 상대로 공사를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토론회 대다수 참석자들은 민간기업의 케이블카 독점 운영에 따른 폐해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종국 서울시의원은 “민간기업이 독점 운영하는 남산케이블카로 남산의 공공성 회복 논란이 제기됐다”며 “남산 케이블카 소유·운영 주체를 공공기관으로 알고 있는 시민들 인식과 민간 기업의 영리 창출 수단으로 활용되는 현실 간의 간극을 메우는 공공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허훈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위원도 “(민간기업이) 국공유지인 남산을 독점해 영업이익을 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관광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교통 약자들의 편리한 남산 이동을 위해 남산 곤돌라 사업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현근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남산 케이블카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제정 이전에 설치된 시설”이라며 “남산 곤돌라 설치는 모든 이동약자가 겪는 차별을 해소하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다. 누구나 차별 없는 문화 향유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위원은 “현재 남산은 이용객 포화로 관광객과 교통약자들의 불편 문제가 심각하다”며 “(기존)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남산 정상부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고 밝혔다.
남산 생태계를 보존하고 시민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시는 2023년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추진 계획 발표 이후 남산의 생태 회복과 시민들 접근 편의성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지속해왔다. 남산은 서울이 도읍이 된 조선시대부터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졌지만 남산 이용객들의 무분별한 샛길 이용, 외래종 유입 등으로 다양한 생물 서식지의 훼손이 이뤄졌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남산 생태환경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재원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재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곤돌라 운영수익금을 통해 마련한 재원은 올바른 남산 환경의 유지 관리를 위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토론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곤돌라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승민 서울시 도시정비과장은 “남산이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 자연과 도시가 연결되는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의미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