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L이앤씨는 지난해 계속되는 불경기 속에서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견고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3분기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27%, 영업이익은 13% 늘었다.
수익성 위주로 진출한 해외 사업들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DL이앤씨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서쪽으로 약 70㎞ 떨어진 치우중강 지류에 있는 카리안댐 완공을 앞두고 있다. 길이 516m, 높이 63m 규모로 최대 3억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지난해 1월에는 조코 위도도 당시 대통령이 건설 현장을 찾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에 건설사업관리(CM) 역할로 참여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국중부발전이 대주주로 참여한 특수목적법인 'PT 시보르파 에코파워'와 1500만달러(약 22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 특수목적법인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동부 빌라강에 114㎿(메가와트) 규모의 '시보르파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됐다. 발전소가 완공되면 1년간 현지 인구 약 1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이 사업에서 CM을 맡아 2030년까지 발주처를 대신해 설계·시공 등을 종합 관리한다. CM은 프로젝트 전반적인 이해와 경험이 있어야 하는 기술집약적 업무다. 그동안 미국·유럽 등 선진국 업체가 독식한 CM 시장에 진출한 셈이다. DL이앤씨는 이들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인프라스트럭처 공사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랜트 사업도 석유화학, 발전 플랜트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플랜트 시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복잡한 플랜트 기자재를 운송 가능한 크기로 나눠 별도 제작 공간에서 작업한 후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법이다. 공사 기간 단축과 품질 향상, 안전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DL이앤씨의 싱가포르 첫 플랜트 설계·구매·시공(EPC) 프로젝트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이소프렌 라텍스 공장인 카리플렉스 신공장 건설 공사를 애초 계획보다 1개월 단축했다. DL이앤씨의 첫 미국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인 골든 트라이앵글 폴리머스 프로젝트(GTPP) 또한 모듈러 공법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키우고 있다. 우량 프로젝트를 선별·수주하면서 이들 친환경 신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는 친환경 신사업 가운데 CCUS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이 주도한 CCUS 국책연구과제 1~2단계에 모두 참여해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기본 설계를 담당했다. 현재 이산화탄소를 하루 3000t 포집할 수 있는 기본 설계 능력을 갖췄다.
2022년 8월에는 친환경 탈탄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문회사인 '카본코'도 설립했다. 카본코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따라 최적의 탄소 감축 솔루션을 제안하는 종합 솔루션 기업이다. CCUS 사업과 함께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사업도 추진하며 친환경 사업 디벨로퍼로 도약하고 있다.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