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기업 강조하며 현장행보
청년 아카데미서 첫 공개만남
李 "AI 학습 기회 더 늘려야"
삼성에 인재채용 확대 주문
JY "청년에 지속 투자" 화답
對美 공공외교 협력도 논의
주52시간 관련 언급은 없어
청년 아카데미서 첫 공개만남
李 "AI 학습 기회 더 늘려야"
삼성에 인재채용 확대 주문
JY "청년에 지속 투자" 화답
對美 공공외교 협력도 논의
주52시간 관련 언급은 없어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건넨 첫마디였다. 이 대표가 친기업 면모를 강조하기 위해 지난달 현대자동차에 이어 삼성을 찾아간 자리였다.
그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서울캠퍼스를 방문 장소로 택했다. 이 회장은 캠퍼스 로비에 직접 내려와 이 대표를 맞이했다.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에 이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사람은 15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표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세상이라 대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삼성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자를 격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뼈 있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과실을 함께 누리면서 새로운 세상을 확실히 열어가길 기대한다"며 "모두를 위한 삼성이 되길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사회와의 동행이란 이름 아래 대한민국의 미래와 청년들을 위해서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SSAFY를 지금까지 끌고 왔다"며 "인공지능(AI)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청년들도 이 대표께서 SSAFY를 방문해주셔서 기를 많이 받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비공개 면담에서는 정부·기업의 공공외교 협력 문제도 논의됐다고 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일본과 비교하면 공공외교 측면에선 우리가 많이 부족하다"며 "기업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밝혔다. 다만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반도체특별법과 상법 개정안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주52시간 근무 문제가 다시 이슈화되는 것을 피해 간 셈이다.
한 회동 배석자는 "일본 기업들은 출연금을 내서 재단을 만들고, 공통 이해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의회에 로비한다"며 "우리도 그럴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자 다들 공감했다"고 전했다.
비공개 회담에서 이 회장은 코로나19 시기에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공정 개선을 도운 일이 가장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좋은 모델로 평가하며 이런 역할을 많이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회동을 마친 이 대표는 SSAFY 교육생들과도 만났다. 이 자리에선 AI에 대한 정부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싱가포르 테마섹처럼 정부가 AI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밝혔던 'K엔비디아' 담론을 재차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전제하에 정부가 직접 투자에 참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공공 영역에서 모험투자를 담당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을 향해 인재 채용이나 미래 산업 교육 규모를 늘리라는 주문도 내놨다.
이 대표는 "삼성에 책임을 뒤집어씌우겠다는 건 아니다"면서도 "SSAFY가 1년에 1만명, 2만명, 10만명으로 늘려가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