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부·중국 신랑 가장 많아
저숙련 노동자 비중 높아 한계
외국인 교수·IT인재는 韓외면
저숙련 노동자 비중 높아 한계
외국인 교수·IT인재는 韓외면

다양한 해외 인재를 포용해 국내 다문화가족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다문화 혼인은 2만43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만7428건 대비 3003건(17.2%) 늘어난 숫자다.
다문화 결혼이 2만건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2만4721건 이후 4년 만이다. 전체 결혼 가운데 다문화 결혼이 차지하는 비중도 10.6%로 2019년(10.3%) 이후 4년 만에 10%를 돌파했다.
다문화 결혼 증가폭은 국내 전체 결혼 증가폭을 훨씬 웃돈다. 2022년에서 2023년 국내 전체 혼인 건수는 19만1690건에서 19만3657건으로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문화 결혼을 한 아내의 출신 국적은 베트남이 27.9%로 가장 많았다. 중국과 태국은 각각 17.4%, 9.9%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특히 아내가 베트남 출신인 다문화 결혼 비중은 2022년 23.0% 대비 4.9%포인트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남편의 출신 국적은 중국과 미국이 각각 6.9%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다문화가족이 늘고 있지만 삶의 수준은 여전히 열악하다.
2021년 여성가족부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족의 32.4%가 단순 노무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 전체에서 단순 노무직 종사 비율 14.4%와 비교하면 결혼이민자, 귀화자 등 다문화가족 구성원의 단순 노무직 비중이 훨씬 높은 셈이다.
이성순 목원대 교수는 "다문화가정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결국 한국으로 이주한 이들의 직업 역량과 취업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금 측면에서는 다문화가정 구성원인 근로자의 79.6%가 월평균 2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용근로자 비중도 16.5%로 국민 전체 4.5%와 비교해 4배가량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저숙련 노동자들 처우에 대한 개선뿐만 아니라 고숙련 노동자들에 대한 근로환경 개선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유명 대학에 임용된 외국인 교수나 IT 분야 숙련된 인재들이 막상 한국에 와도 폐쇄적인 여건 탓에 한국을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김현철 연세대 교수는 "한국에서 초빙하는 하이테크 인재는 홍콩, 싱가포르에도 갈 수 있는 인재들인데 경쟁 국가들에 비해 월급도 상대적으로 낮고 영어도 잘 안 통하고 국제학교 여건도 열악한 한국에 오려고 하겠느냐"며 "저숙련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고숙련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사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