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硏 저감기술 시연장 르포
기존 방식 부작용 확 줄이고
유지보수 비용도 훨씬 저렴
기존 방식 부작용 확 줄이고
유지보수 비용도 훨씬 저렴

승강장에서 지하철 터널 입구와 가까운 곳은 지하철이 들어오는 순간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뛰어넘는다. 지하철 바퀴가 선로와 마찰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데, 지하철이 들어오면서 부는 바람과 함께 미세먼지가 승강장을 덮친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이 새로운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기술들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나고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필터로 직접 공기를 여과하는 방식은 한 번에 많은 공기를 처리하기 어려우며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야 한다. 또 다른 방식인 전기집진은 고전압을 걸어줘 미세먼지를 끌어당기는데, 고전압이 공기에도 영향을 미쳐 오존이 발생한다.
기계연이 선보인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은 저전압만으로 미세먼지를 이온화할 수 있다. 전압이 작기 때문에 오존 발생량도 기존 기술 대비 10분의 1에 불과하다. 연구개발을 이끈 김학준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전극이 날카로울수록 전압을 작게 걸어도 되고, 오존이 적게 발생한다는 걸 발견했다"며 "극세사 탄소섬유를 이용해 머리카락보다 얇은 전극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4㎡ 크기의 저감 장치에는 300여 개 미세전극이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이 장치는 필터 없이 정전기만으로 초미세먼지를 여과한다. 필터가 없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의 공기를 처리할 수 있다. 대전 시내 지하철역에서 실증한 결과, 지하철 터널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7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학교와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국내 학급 수가 30만개 정도인데, 필터 교체비만 아껴도 3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류석현 기계연 원장은 "봄철 미세먼지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번 연구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선봉이 되겠다"고 했다.
[대전 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