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기업

현대차, 美 120만대 생산체제 구축, 철강·부품·조립까지 현지서 해결

박제완 기자
입력 : 
2025-03-25 17:55:31
수정 : 
2025-03-26 15:39:05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210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내 1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에 있는 '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을 50만대로 늘리고, 부품 및 물류의 현지화를 가속화하여 상호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2023년 한국 내 24조3000억원의 최대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생산 확대에 따른 공장 물량 부족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정의선, 백악관서 31조원 美 투자계획 발표
조지아주 공장 30만 → 50만대
국내최대 기아 화성공장 육박
해외 생산기지 중 최대 규모
로봇·AI·UAM 등 美기업 협력
LNG 구매에 4.5조원 투입
국내 24조원 투자계획도 밝혀
사진설명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210억달러(약 31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힘에 따라 미국 내 12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당장 미국 조지아주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연간 생산능력을 당초 계획인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의 연간 미국 완성차 판매량은 약 170만대인데, 70%에 달하는 120만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서 사실상 벗어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정 회장이 밝힌 대미 투자는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 산업·에너지 3개 분야로, 상호관세 대응에 정확히 초점을 맞췄다.

이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자는 86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입하는 자동차 분야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투자 분야의 주요 사업으로 HMGMA 20만대 증설을 꼽았다. 증설 후 연간 생산량인 50만대는 기아 최대 공장인 화성공장의 연간 생산량 52만대에 맞먹는 물량으로, 해외 생산기지 중 최대 규모다.

2028년까지 HMGMA 투자를 완료하면 현대차그룹은 연간 생산량이 37만대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35만대인 기아 조지아 공장과 합쳐 연간 약 120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숫자만 놓고 봤을 때 미국 판매 물량의 70%까지 커버가 가능해진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각각 연간 33만대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합산 66만대로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판매량 약 170만대를 감안할 때 미국 현지 생산 비율은 38% 수준으로 추정된다. 제너럴모터스(GM)를 포함한 미국 완성차 기업들조차도 미국 판매량 대비 미국 생산 비율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준공 앞둔 현대차 조지아주 공장 26일(현지시간) 준공식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작업자들이 현대차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준공 앞둔 현대차 조지아주 공장 26일(현지시간) 준공식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작업자들이 현대차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철강을 비롯한 공급망 전반의 현지화를 가속화해 관세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계획이다. 부품·물류·철강 분야에 배정한 61억달러(약 9조원) 중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설립에 소요되는 예산은 50억달러(약 7조원)다. 2조원가량을 부품 현지화에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모비스는 HMGMA 생산 개시에 맞춰 조지아주 리치먼드힐에 부품 공장을 짓고 가동 중이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90만대 전기차 전력 시스템을 생산한다. 마찬가지로 HMGMA 인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공장도 가동에 들어선 상황이다. 부품과 배터리 현지화를 위해 현대차그룹으로서는 해당 공장 증설도 노려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상호관세 효과에서 벗어날 경우 폭스바겐을 포함한 유럽 완성차들과의 미국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는 4만2000달러(약 6100만원), 폭스바겐 ID.4는 3만9000달러(약 5700만원)에 팔려 가격적으로 경쟁적 위치에 있다.

이날 투자계획에선 미래산업과 에너지 부문에 63억달러(약 9조원)를 배정한 점도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는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AI),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서 미국 유수 기업과의 협력 확대가 포함됐다. 현대차그룹은 30억달러 상당의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현대건설의 미시간주 SMR(소형모듈원전) 착공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부분에 대해 "미래 기술과 관련해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선제적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는데,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처럼 미래 산업 관련 신규 스타트업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자율주행 기업인 모셔널이 수년째 수천억 원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사업 상용화가 늦어진 만큼 새로운 상대를 모색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당시 약 11억달러를 지출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한국 내에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3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함께 밝혔다. 미국 현지 완성차, 부품 생산 확대가 한국 내 공장의 물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투자는 연구개발 분야에 11조5000억원, 경상 투자 12조원, 전략 투자 8000억원으로 나뉜다. 연구개발은 전동화, 소프트웨어기반자동차(SDV), 수소 제품과 원천기술 개발에, 경상 투자는 전동화 전환과 신차 대응 생산시설 확충 등에 쓴다.

[박제완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