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1층 지상 5층 규모
약 300억원 투입 인프라 및 장비 구축

경남 창원에 국내 최대 AI CNC(수치제어반) 실증센터를 25일 개소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국내 공작기계 기술 자립과 첨단화를 견인할 ‘AI CNC 실증센터’를 창원본원에 개소했다고 밝혔다. CNC(수치제어반)는 공작기계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기계 제작의 정밀성과 효율성을 좌우한다. 그러나 국내 기술 기반은 취약해 현재까지 90% 이상을 일본과 독일 등 해외에 의존해왔다.
이번에 개소한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연면적 3,405㎡(약 1,030평)에 달한다. 건축비는 총 120억원으로 경남도와 창원시, KERI가 각각 분담했다. 여기에 180억원 규모의 첨단 실증 장비 45종 73대를 갖춰 실질적인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마더 머신(Mother machine)’이라 불리는 공작기계는 기계산업의 근간으로, 정밀 가공 수요가 급증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CNC 기술력 확보는 곧 국가 제조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CNC는 구조적으로 상위제어기와 하위제어기로 나뉘며, 상위제어기가 수치 정보를 처리해 하위제어기인 구동계에 지시를 내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복합 시스템의 완전한 국산화는 기술 난도가 높아, 국내에서는 그동안 일부 구성 요소 단위의 성과에 머물러 왔다. 특히 통합 시스템 관점에서의 신뢰성 확보와 상용화에는 번번이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KERI는 정밀제어연구센터 주도로 장기적인 기술 실증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험 인프라 구축을 추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경남도, 창원시가 함께 참여한 본 사업은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본격화됐으며, 2021년 창원이 ‘정밀기계 특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2022년 착공에 돌입해 이날 결실을 맺었다.
KERI는 실증센터를 통해 창원산단 내 공작기계 기업들과의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국산 CNC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앵커기업, 핵심부품을 상용화하는 공급기업, CNC를 실제 장착·운용하는 가공기업으로 역할을 구분해 기술 개발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전 주기적 연계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경남지역 CNC 국산화율 50% 달성과 연 3000억 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공작기계의 첨단화를 위해 AI 기술 도입도 병행한다. 산업 현장에서의 노후 설비, 이질적인 데이터 환경, 기밀 유지와 고비용 문제 등으로 AI 적용이 쉽지 않은 공작기계 분야에 신뢰성 높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기술 접목을 시도한다. 2030년까지 경남에 500개 이상의 AI 팩토리 구축과 연 1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남균 KERI 원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공작기계 생산국임에도, 핵심 부품에서는 여전히 선진국 의존도가 높아 부가가치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며 “AI CNC 실증센터를 통해 세계 최고 품질의 CNC를 국내에서도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산업계에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