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우 회장 측과는 5% 대 차이

[본 기사는 03월 26일(15:3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트레블테크 기업 야놀자가 모두투어의 지분 5%대를 확보, 2대주주에 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 모두투어 대주주와는 지분 격차가 단 5%에 불과해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최근 장내 매수 방식으로 모두투어 주식 4만6000주를 추가 매수해 총 5.26%의 지분을 확보하고, 2대주주로 올라섰다.
여행업 강화를 위해 지분 4.5%를 확보하고 있던 야놀자가 갑작스럽게 모두투어 지분을 추가 매수하면서 여행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두투어는 창업주 우종웅 회장이 지분 10.92%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사장으로 승진한 2세 우준열 사장의 지분 0.2%를 합쳐도 11% 남짓이다. 5.26%를 확보한 야놀자와는 불과 5% 차이다.
우호 지분을 감안하더라도 언제든 경영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민감한 상황이다.
지난 24일 모두투어 측이 갑작스럽게 우 회장의 장남 우준열씨를 신임 사장 자리에 앉힌 것도 경영권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창업주가 고령인 점도 모두투어에겐 부담이다. 2남 1녀를 둔 우 회장은 1946년생으로 올해 만 78세다.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야놀자는 향후 상속 등 후계 작업이 진행될 경우 손쉽게 1대 주주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둔 야놀자가 몸집 불리기를 위해 업계 1위 하나투어 인수를 추진하다 모두투어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수 비용 측면에서도 모두투어 인수가 유리할 수 있다.
하나투어 인수를 위해 필요한 지분율 27.7%을 확보하기 위해 매입가로 거론되는 금액은 6000억~7000억원대다.
반면 모두투어는 장내에서 5%대 이상의 지분만 추가 매입하도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이날 기준 모두투어 시가총액은 약 2109억원이다.
야놀자의 실탄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지난해 9월 별도 기준 현금·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약 316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조명받으면서 모두투어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야놀자가 지분 5%를 확보한 사실이 알려진 21일 이후 이날까지 모두투어 주가는 15% 넘게 급등한 상황이다.
다만 야놀자 측은 단순 투자라고 선을 긋고 있다. 작년 3월에도 2대 주주로 올라선 적이 있지만, 차익 실현 등을 통해 이후 지분 일부를 정리했다. 이번 역시 저평가에 따른 투자 차원이라는 주장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5%대 지분을 유지한 적이 있다”며 “모두투어 기업 가치가 저평가라고 판단돼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사 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야놀자는 모두투어 외에도 한진칼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6월 기준 2.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투어와 마찬가지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앞서 야놀자는 지난해 6월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기업가치 약 70억~90억달러(10조2660억~13조2012억원)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7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당시 기업가치로 약 10조원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인터파크 지분 70%를 약 2940억원에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