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3/27/news-p.v1.20250327.f706cfe100444855a771577b9fd3585d_P1.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내 기업들은 관세로 계속 으름장을 놓는 트럼프 행보에 피로감을 호소하면서도 그 압박이 날로 커지자 대응 수준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탄핵 정국 속 트럼프의 카운터 파트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기업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3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대상은 외국산 자동차와 핵심부품이다.
주로 한국, 일본, 유럽, 멕시코, 캐나다에서 생산된 자동차와 핵심부품이 타깃으로, 자동차가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한국으로선 큰 타격이 예상된다.
자동차 업체들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소화할지, 아니면 소비자에게 떠넘길지, 혹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지 등을 두고 선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신차 가격을 마냥 비싸게 책정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분을 어떻게 소화할지 고민하고, 또 해외 기업들의 대응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당장 관세를 피하려고 현지에 투자 하기엔 부담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 이후 관세 철폐 등 기조가 바뀔 수 있고, 특히 미국 공장에선 인건비 부담이 커 이해득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엔진이나 관련 부품은 자동차에 장착되기 전에 북미 전역을 여러 차례 이동한다. 경유지마다 세금이 부과되는지를 봐야 하고, 멕시코 등지의 저렴한 인건비를 포기할 만큼 미국 현지 생산 공장을 확대하는 게 더 이득일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로이터/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3/27/news-p.v1.20250327.a73729a1f1574a29bce6175a6f0f30a6_P1.jpg)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현지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 및 공급망 강화, 또 제철소 건설 등을 위해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기로 하면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앞에서 직접 이같은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개별 기업의 투자 발표가 관세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기 때문에 정부의 대미 협상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관세 발표 이후 협상은 정부 주도하에 개별 기업도 해야 하므로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철강, 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까지 트럼프발 관세 전쟁 전선이 점차 확대되자 다른 기업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 미국에 대한 관세율과 비관세장벽 등을 고려해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삼성,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응 전략을 마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례로 멕시코에서 많은 가전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 중인 LG전자의 경우 멕시코 관세가 현실화하면, 주요 가전 생산지를 미국 현지로 옮겨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으로부터)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마지막 방안으로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냉장고, 오븐 등을 다 생산할 수 있도록 부지를 준비해놨다”며 “부지 정비 작업이나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은 이미 진행하고 있으며 (상호관세 등의 정책이) 발효되면 지체없이 바로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