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갈라진 법원 앞 풍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공판이 열린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 일대는 오전부터 이 대표 지지 세력과 규탄 세력이 모여들며 혼잡한 모습이었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무죄'를, 규탄 세력은 '이재명 구속'을 외치며 긴장감 가득한 대치를 이뤘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등 민주당 지지 세력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부터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부스를 마련하고 방송장비를 점검했다. 이날 이들은 서울중앙지검 서문에서 오전 11시부터 공판 종료 시까지 2000여 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신고했다.
정정자 씨(81)는 "법이 12개가 아니고 1개인데 김건희 여사는 특검을 받지 않고 이 대표는 구속돼야 하는 게 말이 되냐"며 "법이 이렇게 무너져서야 되겠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반대편인 서울중앙지검 동문 쪽 정곡빌딩 앞 도로에서는 '신자유연대' 등 민주당 규탄 세력이 낮 12시부터 공판 종료 시까지 1500여 명이 참여하는 맞불 집회를 신고했다. 집회를 찾은 주용수 씨(76)는 "이 대표는 죄가 크고 많아 구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2시 50분께 이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자 법원 주변에서는 환호와 통곡이 함께 터져나왔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박수와 함께 무죄를 선고한 김동현 부장판사의 이름을 연호했고 일부는 눈물을 터뜨리며 서로 부둥켜안았다.
반면 규탄 세력에서는 "정의는 죽었다" "판사를 구속해야 한다" 등 불만 섞인 말들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70대 여성은 "무죄 판결은 말이 안 된다"며 "이재명 대표는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광경이 수차례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 재판이 여전히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1심 판결이 나온 두 재판 외에도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에서 각각 2개, 1개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이 서울중앙지법에서 병합돼 심리가 진행 중이다.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인 불법 대북송금 재판은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또 검찰이 지난 19일 기소한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재판이 있다.
[양세호 기자 / 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