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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장] “다 제 잘못, 잔칫날 죄송해”…결국 고개 숙인 백종원

변덕호 기자
입력 : 
2025-03-28 13: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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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상장 이후 첫 주주총회에 참석해 가맹점주들과 주주들을 향해 90도로 허리 숙이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원산지 표기 문제 등에 대한 논란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약속하며 향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총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으며, 백 대표는 향후 회사의 성장과 가맹점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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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 첫 주총 참석
“잔칫날 안 좋은 얘기 죄송해”
가맹점주들과 주주들에게 사과
인원 확대 및 소통채널 강화 약속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열린 첫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변덕호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열린 첫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변덕호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상장 이후 첫 주주총회에 참석해 가맹점주들과 주주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과했으며 사업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이른 시일 내에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개최된 첫 주총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까지 백 대표의 주총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는데, 이날 주총장에 등판해 논란에 대한 해명과 사과에 나선 것이다.

백 대표는 주총 인사말에서 “경영자로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립 이래 최고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불거진 원산지 표기 문제 등으로 주주님들께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원산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외부 전문가와 협력해 투명성을 높이고 실효적인 내부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백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원산지 허위 표기, 제품 함량 부족, ‘빽햄 가격 논란’ 등으로 잇단 리스크에 직면했다. 다만 백 대표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해명하거나 홈페이지에 사과문만 게재했을 뿐, 직접 입을 열지는 않았다.

백 대표는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그는 “상장하고 첫 주총은 잔칫날이라고 생각하는데 잔치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일들이 소소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모든 것들이 우리 준비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살핀다고 다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치고 오해가 있더라도 그것조차 저희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오로지 실적과 매출만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다. 미흡한 부분들은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변덕호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변덕호 기자]

백 대표는 가맹점주들과 주주들에게 거듭 사과했다.

그는 “가맹점주님들이 이번 기회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점주님들이 묵묵히 본사를 믿고 열심히 했는데, 이번 일 때문에 힘들어하시게 됐다”면서도 “점주님들이 내색하지 않고 본사에 큰 힘이 됐다.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는 식구 같은 것이다. 앞으로 점주님들, 소비자분들하고 잘 소통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첫 주총이 잔치스러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게 되어 주주님들에게도 죄송하다”며 “여러분들이 기대하시는 규모에 맞는 조직으로 다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백 대표는 조직 및 인원 확대, 소통채널 강화 등 사업적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그는 ‘주가부양 등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주가부양이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매출을 잘 만들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며 “특히 저희가 해외에 한식을 알리는 사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도 강화할 것이다. 우선은 회사가 잘 성장하고 매출이 많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보조직 구성 여부’에 대해서는 “홍보팀 만들어야 한다. 회사 내 홍보팀을 만들 비용이면 차라리 연구를 더 하는 게 낫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런 건 아니더라”라며 “홍보를 통해서 밖에서 바라보는 더본코리아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변덕호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변덕호 기자]

‘슈퍼바이저 등 인원 증원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는 “슈퍼바이저 등 인원을 늘려야 하지만, 무작정 인원을 늘려버리면 결국 비용 부담이 점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홍보 모델 기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확정적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더본코리아의 M&A 계획에 대해서는 “공장을 매입하거나 자체 생산하면 생산 단가를 낮출 수는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상생하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살리기에 대한 백 대표만의 철학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역 축제로 활기를 되찾고 있는데, 최근 저희와 관련된 여러 이슈로 인해서 지역이 침체되는 분위기인데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욕을 먹더라도 대신 안전이 담보되는 상황에서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날 주총장이 주주들의 성토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지는 않았다.

밖에서 바라본 주총장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한 시간여 진행됐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이 목소리를 높이거나 화를 내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주주들이 화가 많이 나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였다”며 “백 대표가 열심히 하겠다고 주총에서 말했다”고 주총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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