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역대급 美투자
삼성·SK·LG 등 다른 대기업도
對美 투자 규모 더 늘릴지 촉각
삼성·SK·LG 등 다른 대기업도
對美 투자 규모 더 늘릴지 촉각
"원하는 허가를 받는 데 문제가 있으면 나를 찾아와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10억달러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환대하면서 이같이 조속한 인허가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 앞서 정 회장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후 장재훈 완성차 담당 부회장,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과 인사를 나눴다. 온화한 표정의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발언을 시작했고, 현대차그룹 측 참석자들을 소개하며 "이들 이름은 (발음하기에) 별로 어렵지 않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 것"이라며 "결국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 현장에는 마이크 존슨 미 연방 하원의장(루이지애나),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주지사,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루이지애나) 등도 나란히 섰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발표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상당히 중요한 성과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정 회장은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 영어로 "새 임기를 주목할 만하게 시작한 것을 축하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그는 "현대차는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2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현재 미국 50개 주에서 5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4년 동안 추가로 2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차가 미국에 투자한 사상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투자에 나서면서 다른 국내 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와 보조금 정책 등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때까지 신중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배터리·반도체·에너지 등 전 영역에서 미국 내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미국 내 생산설비 확장을 통해 공급망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북미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현대차·혼다와 합작해 8개 생산거점을 운영·건설하고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박소라 기자 / 추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