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인민군, 드론에 속수무책
군사력 우선순위 재조정 계기
김정은 "무인기, 최우선 과제"
러 기술·전술 이전 가능성도
韓, 드론사 창설하며 개발속도
北 벌떼식 공격땐 대응 어려워
자폭 무인기 도입도 초기 단계
軍 안팎 "개발·도입 서둘러야"
군사력 우선순위 재조정 계기
김정은 "무인기, 최우선 과제"
러 기술·전술 이전 가능성도
韓, 드론사 창설하며 개발속도
北 벌떼식 공격땐 대응 어려워
자폭 무인기 도입도 초기 단계
軍 안팎 "개발·도입 서둘러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정찰·공격 무인 공격기(드론) 성능 시험을 잇달아 참관하며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비대칭 전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육해공 재래식 무기 경쟁에서 한국에 완연하게 밀리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샛길을 내고 있다. 핵무기가 막대한 비용이 드는 비대칭 전력이라면 드론은 가성비 높은 저비용 전력인 셈이다.
특히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병된 인민군 장병들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후 드론 전력 증강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작년부터 자폭 드론을 대량생산하라고 독려하기 시작했다.
27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5~26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의 국방과학연구사업을 지도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날 북한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자폭 드론이 비행해 모의 표적인 전차를 타격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또 김 위원장이 대형 무인 정찰기 '새별-4형'으로 추정되는 기체를 살펴보는 사진도 보도했다. 통신은 "시험에서는 각이한(다양한) 전략 대상들과 지상·해상에서의 적군 활동을 추적 감시할 수 있는 탐지 능력을 갖춘 신형 무인 전략 정찰기의 혁신적인 성능이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자폭 드론 성능 시험을 참관하고 "무력 현대화 건설에서 무인 장비와 인공지능 기술 분야는 최우선적으로 중시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사업으로 인내성 있게 강력히 추진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북한이 이처럼 자폭 드론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의 효용성을 목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압도적인 가성비를 지닌 자폭 드론은 '가난한 자의 순항미사일'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한 정찰·자폭 드론 모습은 2010년대 초중반 한국 상공으로 내려보냈던 조악한 형태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다.

현재 북한은 1~6m급 소형 드론 20여 종, 500여 대를 포함해 모두 1000여 대에 이르는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20년대 이후에는 미국 고고도 무인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RQ-4)'와 무인 공격기 '리퍼(MQ-9)'를 모방한 대형 기종인 새별-4·9형을 내놓고 운용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쿠르스크 전선 파병 대가 중 하나로 러시아에서 드론 관련 기술을 받아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국가정보원은 파병된 북한군이 현지 전선에서 러시아군에게 드론 전술과 조종법 등을 배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이 공격용 드론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한국군은 고성능·중대형 정찰 드론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군도 2022년 말 북한 드론이 서울 상공을 침범한 이후 드론 전력을 증강하며 운용 기종을 다양화하고 있다. 군당국은 이 사건 이후 군단급 무인 정찰기 '송골매(RQ-101)'를 휴전선 이북 5㎞까지 날려 맞대응하기도 했다.
군당국은 기종에 따라 드론을 국내에서 개발하거나 해외에서 도입하며 무기고를 채우고 있다. 한국군은 미국산 글로벌 호크나 이스라엘제 '헤론' 무인 정찰기 등도 운용하고 있다.
한국군은 지난해 폴란드산 자폭 드론인 '워메이트' 200대를 도입했다. 장기적으로는 자폭 드론을 '포탄'처럼 대량으로 비축하겠다는 방향성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드론 전력 확충을 우선 과제로 설정한 북한보다는 속도가 붙지 않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군 소식통은 "군의 드론 발전 속도가 다소 느린 측면이 있다"면서 "국내 개발과 해외 도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