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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필동정담] 이스라엘·우크라 가른 차이

이재철 기자
입력 : 
2025-03-27 17:29:35
수정 : 
2025-03-27 17: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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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최근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전쟁 대비 훈련을 실시하며 '회색지대 전술'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포린어페어스는 국가와 리더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효율적 소통 등이 국민의 회복력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며, 이는 적의 도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억지력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쟁의 승패는 강력한 무기 체계뿐만 아니라 결연한 의지와 인적 자원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회적 자본의 부족이 전쟁에서 패배를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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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얼마 전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전쟁 대비 훈련을 전개해 주목받았다. 이 훈련의 핵심은 '회색지대 전술' 대응이다. 회색지대 전술은 전면전보다 낮은 저강도 도발이다. 수도 및 전력망 파괴, 해저 광섬유 케이블 절단,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하다.

관련해서 외교 전문 매체인 포린어페어스는 '대만을 강화하는 방법'이라는 분석에서 '회복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잦은 도발에 지치지 않는 국민적 회복력이 적의 야욕을 꺾는 최고의 억지력이라는 것이다.

이 회복력을 구성하는 요체는 국가와 리더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정부·국민 간 효율적 소통, 그리고 국민의 싸울 의지다.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는 강인한 회복력을 보여줬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 사회적 자본이 바닥나고 있다.

징집 버스에 올라타는 우크라이나 청년들의 얼굴에서는 노골적인 사회계급 구조가 드러났다. 군에게 뇌물을 줄 수 없는 농촌과 가난한 집안 청년들이 버스 좌석을 채웠다. 작년 10월에는 징집을 피하기 위해 50명의 검사가 무더기로 장애인 등록을 하는 꼼수를 저질렀다.

포린어페어스는 '싸울 의지'의 관점에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대비시킨다. 하마스와 전쟁에서 이스라엘 국민은 리더에 대한 신뢰가 빈약했지만 외부 위협에 일치된 의지를 공유했고 특유의 집단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두 국가를 가른 이 차이가 한반도에 던지는 질문이 가볍지 않다. 전쟁은 단지 압도적인 무기 체계로 상대를 신속하게 제압하는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무기를 다룰 수 있는 인적 수준과 결연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자국민 대신 돈을 주고 북한군을 끌어들인 러시아조차 싸울 의지까지 살 수는 없었다.

전쟁은 사회적 자본이 빈약한 나라가 필패할 수밖에 없음을 두 개의 지구촌 전쟁이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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