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숙 前 적십자사 부총재
대학선배 권유로 적십자 입회
부총재시절 봉사관 50곳 방문
"제게 봉사는 모두 위한 기도
자녀·손주와 함께 나눔실천"
대학선배 권유로 적십자 입회
부총재시절 봉사관 50곳 방문
"제게 봉사는 모두 위한 기도
자녀·손주와 함께 나눔실천"

"적십자는 사랑이며 인도주의적 책무입니다. 제게 봉사란 인류, 우리나라, 우리 가족, 그리고 나를 위한 기도입니다."
최근 매일경제가 서울 성동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에서 만난 김교숙 전 적십자사 부총재(현 중앙위원·사진)에게 적십자사와 봉사가 어떤 의미인지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이다. 환하게 미소 짓는 김 위원의 표정에는 봉사에 대한 진심이 묻어나왔다.
김 위원은 '봉사하지 않겠냐'는 대학 선배의 권유를 받고 1983년 적십자사에 입회했다. 나누는 삶에 대한 지향은 부모님에게서 자연스레 물려받은 천성이다. 김 위원은 서울지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에 소속돼 위원장까지 맡은 바 있다.
자문위원 시절 김 위원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 야간학교에 방문해 근로청소년들에게 교재, 학습용품 등을 지원했다. 김 위원은 "비포장도로 비탈길을 한참 올라가니 등불과 촛불에 의지해 공부하던 청소년들이 있었다"며 "책, 분필, 간식 등을 들고 가 학업을 독려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북 예천군에 있던 사설 양로원의 어려움을 살피고 쌀, 연탄 등 필요 물품을 지원한 적도 있었다. 김 위원은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에서 30만원씩 지원금을 보냈고 개인적으로도 기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안양소년원 출소 후 갈 곳 없는 소년들의 자립을 위해 청소년복지관을 운영하고 용접·배관 등 기술 교육을 제공했다. 이때 김 위원은 이곳에 강사료를 보내며 청소년의 성장과 취업을 도왔다.
김 위원은 2011~2013년 적십자사 부총재도 역임했다. 부총재 시절 역대 최초로 전국 봉사관 50곳을 전부 방문해 각 봉사관의 시설물 상태와 운영을 점검했고 현황 보고서까지 만들어 봉사관 활성화에 일조했다. 김 위원은 적십자사의 주요 모금원인 '사랑의 나눔터' 바자회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김 위원의 부군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이다. 김 위원은 가족이 적십자사 활동을 적극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현역 자문위원으로 바쁘게 활동할 때 가족에게 '적십자사에 간다'고 말하면 시간을 양해해줬다"면서 "자녀들에게 사랑, 성실, 나눔 등의 덕목을 당부했고 손주들 역시 초등학교 때부터 매달 5만원씩 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현재 월 100만원 이상씩 정기 후원을 하고 있는 적십자사 아너스클럽 회원이다. 기부하면 무엇이 좋냐는 질문에 김 위원은 "기분이 좋다"고 명료하게 답했다. 그는 "러닝을 좋아하는 분들이 뛸 때 '러너스하이'를 느끼는 것처럼 봉사를 할 때 '헬퍼스하이'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이 소속된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는 1955년 설립돼 올해로 70주년을 맞는다. 6·25전쟁 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할 때 설립된 적십자사에서 자문위는 70년 동안 적십자 봉사원들이 효율적이고 보람찬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김 위원은 "70주년을 맞이하며 기금을 마련해 봉사원 교육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면서 "적십자사와 자문위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매일경제신문은 고액 기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개인과 기업·단체를 발굴해 소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적십자사로 문의하면 됩니다.
